삶의 방식 열아홉 번째 질문, 흩어진 에너지와 시간 집중하면 자기 삶의 길이...

평소 친하게 지내온 인도인 부부를 지난해한 해외 컨퍼런스에서 만났다. 내 손님들을 챙기랴, 내가 맡은 세션을 준비하랴 분주하게 돌아다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핸드폰이 보이지 않았다. 연락처며 일정이 모두 저장된 핸드폰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업무가 마비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나는 약간의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인도인 부부를 포함한 내 지인들은 나를 도와 회의장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는데, 뜻밖에도 핸드폰을 아주 싱겁게 빨리 찾게 됐다. 그러자 인도인 부부가 내게 재밌는 얘기를 해줬다.

 

수백년 전, 그들이 사는 지역에 사트바기라는 한 남자가 있었는데, 무슨 연유인지, 그가 죽고 나서 사람들은 물건을 분실했을 때 사트바기의 영혼에게 찾아달라고 기도를 하면 신기하게도 물건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트바기의 영혼이 요구하는 것은 단 코코넛 한 개. 마을 사람들은 사트바기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작은 사원을 지어 그에게 바쳤고, 그 뒤로 많은 사람들이 코코넛을 들고 그 곳을 찾는다고 한다. 핸드폰을 찾으러 다니는 동안 나를 위해 남편은 코코넛 한 개를, 부인은 무려 다섯 개를 사트바기에게 약속하는 기도를 했다는 것이다.

 

이 기도의 효험(?)이 대단해서 부부의 가족과 주변인들은 물건을 잃어버릴 때마다 부인에게 대신 기도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그녀는 사트바기에게 바쳐야 할 코코넛 갯수를 사람별로 성실하게 기억하기 위해 장부를 작성할 정도라고 한다. 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나는 이 작은 이야기가 너무나도 재미있어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며 코코넛 여러 개의 비용을 부인에게 선불했다.

 

믿거나 말거나식 기복적인 기도에 대한 유쾌한 에피소드지만, 사실 이 부부에게 명상과 기도는 매우 중요하고 경건한 삶의 일부분이다. 나는 기도와 명상이 일상화되어 있는 삶과 사람들에 대한 동경이 있는데, 내가 이들과 알고 지내게 된 것도 이러한 공통된 관심사가 계기가 되었다. 인도에서 꽤 존경받는 변호사인 남편은 5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부터 매일 새벽 약 4시간에 걸친 기도와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코코넛 기도는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일 뿐, 그의 새벽 의식은 기복적인 목적과는 상관 없다. 그는 자신의 내면과 연결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근원을 알기 위해 기도한다고 한다.

 

오래 전, 명상의 맛을 조금 알게 되었을 때나는 종교와 상관없이, 세상은 명상 또는 기도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들로 나뉘어지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명상과 기도는 나의 의식을 외부로부터 거두어 내면으로 향하게 하고, 정성스럽게 마음을 모으는 시간이다. 그 시간이 축적되면 의식이 끊임 없이 외부의 자극을 쫓는 삶과는 질적인 차이가 생긴다. 볼록렌즈를 통해 햇빛을 모으는 것 처럼 기도와 명상이 깊어질수록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에너지가 집중되고, 이에 따라 마음은 고요해지고 그 힘은 커진다.

 

인도인 남편은 의식도 생활도 파편들 같이 분열된 현대의 삶을 안타까워했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마음과 말이 제각각이며, 자기가 자기 마음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는 기도와 명상의 원리는 삶에도 적용된다. 수만 갈래로 가지치는 생각을 내려놓고 의식을 한 곳으로 집중하는 것 처럼, 삶 속에서도 분산되어 있는 에너지와 감정, 시간을 모아 한 길에 집중하면서부터 비로소 자기 삶이라고 할 수 있는 여정이 시작된다. 내면의 의지와 생각이 외면으로 온전히 일치되어 표현되는 질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그 길에 접어들면서부터 삶은 또 다른 차원의 깊이를 맛 보게 해준다. 그 때부터 삶은 그 자체가 기도이자 명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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