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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현 아르스비테 발행인 | 중앙 Sunday 제466호

삶의 방식 여섯번째 질문, 창조적 삶의 법칙은 어떤 것인가

인도의 전설적인 영적 수행자들에 대한 에피소드들을 읽어보면 빈 손으로 갑자기 물체를 만들어내거나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 동시에 두 곳의 다른 장소에 나타나는 등의 신기한 이야기들을 종종 접할 수 있다.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시대의 이야기들이다. 심지어는 지금도 이런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영적 지도자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의심치 않고 믿는다. 모든 물질적인 것은 정신의 창조물이며, 정신이 신(神)과 합일되는 경지에 이른 사람들은 신이 세상을 창조한 것처럼, 마음을 먹는 것 만으로도, 의지를 세우는 것만으로도 물질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천 년 전의 신화나 무협지에나 나올법한 이야기 같지만, 사실 여부를 따질 필요 없이, 창조적인 삶을 산다는 것은 그 원리만 보면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마음을 먹고, 그 마음을 실천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내 앞에는 새로운 현실이 창조된다. 지금까지의 삶의 패턴과 다른 하나의 행동을 취하면, 그 행동은 또 다른 상황으로 연결된다. 그 과정에서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을 하나 둘씩 새롭게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인연을 통해 생각지도 못했던 또 다른 길이 열린다.

하루에 각도가 단 1도 변화된 길을 걸어도 6개월 뒤에는 180도 다른 삶을 살고 있게 된다. 의지가 강할수록, 그리고 집중력이 높을수록 이 과정에는 더욱 힘이 붙는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때로는 마음 속으로만 바랐던 일들이, 또는 사람들이, 기적 같이 나타난다. 몇 년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던 『더 시크릿』이란 책은 이러한 에너지의 속성을 대중적으로 다뤘다. 요지는 에너지는 비슷한 에너지들을 불러오기 때문에 자기가 마음 속으로 꿈꾸는 삶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 그 삶을 살고 있어야 그에 해당되는 일들이, 사람들이, 성공이, 부(富)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매일매일 나의 현실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런 에너지의 운동이 온전하게 작동하려면 결과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에너지의 세계는 보이지 않는 실타래처럼 촘촘하고 정교하게 얽혀있다. 내가 먹은 마음의 기운과 일상의 행동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내가 원하는 결과에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마치 고수들이 펼치는 한 판의 당구게임처럼 공은 굴러 굴러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놀라운 결과를 낼 경우가 많다.

사람의 머리가 움켜쥐고 계산할 수 있는 변수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마음을 실어 일단 공을 굴려 보내야 한다. 단, 정확한 의지를 실어서. 그리고 나머지는 맡겨야 한다. 이를 종교에서는 ‘내려놓는다’는 말로도 표현한다.

많은 자기계발서들은 돈이든, 배우자든, 사회적 성공이든 목표를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세울 것을 권한다. 자기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안다는 차원에서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지나치게 구체적인 부분에 집착하면 더 놀라운 선물을 놓칠 수가 있다.

창조적인 삶을 살기 시작하면, 내가 먹은 마음이 어디서 어떠한 결과를 낳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생긴다. 그리고 그 다양함과 정교함에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이 과정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던 바가 자신의 머리로는 생각지 못했던 형태로 나타나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다는 말을 종종 한다. 그래서 삶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다.변화의 첫 걸음은 크든 작든 마음을 먹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만큼 그 마음은 정확하게 세워야 한다. 마음을 먹었는데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 마음 안에 서로 상반되거나 불분명한 바람들이 뒤엉켜있지는 않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마음을 먹고 나도 하루에도 수천 번씩 오락가락하는 것이 사람이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그 마음을 돌아보고 돌봐줘야 한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그동안 살아온 삶의 관성이 있다. 이 관성은 매우 뿌리가 깊어서 작은 난관에만 부딪쳐도 바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올라오게 마련이다. 그럴 때 내가 세운 마음이 나침반의 역할을 한다. 내가 원하는 방향을 잃지 않도록. 모든 변화의 씨앗은 그 한 마음에 있다. 그러면 나의 발목을 잡는 관성은 어떻게 극복하는 것일까. 다음 글에서 던지고자 하는 '삶의 방식 일곱 번째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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