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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슬기 기자

명함없는 나 두려워말고 ‘나만의 삶’을 찾으세요

‘아르스비테’ 창간한 전 청와대 외신대변인 이지현

“문을 닫고 나올 때마다 떨렸어요. 밧줄 하나 없이 두 번이나 절벽에서 떨어진 것 같았으니까.”

남들이 부러워할 ‘비단길’만을 걸어온 것 같지만 이지현 줄리안리앤컴퍼니 대표(47)는 “늘 도전이 떨렸다”고 말했다. 이헌재 전 부총리의 외동딸로 SBS 앵커를 거쳐 청와대 외신대변인을 지낸 그에게도 출판은 영 낯선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14일 ‘라이프스타일’을 주제로 한 무크지(비정기 간행물) ‘아르스비테(ARS VITAE)’를 창간한 그를 16일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아르스비테는 ‘삶의 기술(The Art of Life)’을 뜻하는 라틴어.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붙인 제호”라고 했다. “글 쓰고 소통하는 걸 좋아해서 방송도 대변인도 했어요. 예전에는 주어진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매체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브라운대와 하버드대에서 공부했고 방송국과 청와대에서도 일해 봤지만, 여러 자리를 거치며 그가 어렴풋이 알게 된 건 ‘모든 좋다는 자리는 다 끝이 있구나’였다. 명함이 없을 때의 나는 누구인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2011년 결국 모든 조직을 떠나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기로 했다. 삶에 대해 생각하는 이들의 글과 생각을 모으는 일을 하고 싶었고, 귀결은 책이었다. 그는 “평생직장 개념도 사라졌으니까 흔들리지 않고 좌절하지 않으려면 ‘명함없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고민을 누구나 마주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첫 호의 주제는 ‘영감’이다. 자신의 삶에 영감을 주는 게 무엇인지 미국 이탈리아 홍콩 한국의 다국적 필진이 영어와 한국어로 다채로운 글과 사진을 실었다. 조진균 신부부터 최유준 전남대 교수,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애드리안 벨릭, 젊은 아티스트 박광수까지 필진의 스펙트럼도 넓다. 영어로 쓴 글이 함께 실린 이유에 대해선 “제가 동서양을 오가며 살았고, 동서양이 만나는 접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궁극적으로는 영어판도 내서 동양이 가진 전통과 지혜를 서양에 자랑스럽게 내놓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전례가 없는 책’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서점을 통해 팔지 않고, 이메일과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을 받는다. 한정판만 제작해 첫 호의 가격은 5만원이 됐다. 고급 용지를 사용한 묵직한 무게에 여백이 많은 정갈한 디자인에 글을 담은 ‘아르스비테’는 한눈에도 대중보다는 ‘소수의 취향’을 겨냥했다는 느낌을 줬다. 이 대표는 “광고를 싣지 않고 아트북처럼 만들어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문의 info@arsvitaecollection.com

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56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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