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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ume 01

INSPIRATION

질 볼티 테일러라는 미국 뇌과학자의 2008년도 TED 토크를 보고 큰 감명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녀는 의식이 깨어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뇌졸중을 경험하면서 교과서에 나와있는 좌뇌와 우뇌의 차이를 직접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좌뇌가 직선적이고, 과거와 미래를 판단하며, “나”를 내가 아닌 다른 것들과 구분하는 기능을 한다면, 우뇌는 그녀에게 잡념을 멈추고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체험하게 해줬습니다. 그녀는 우주의 생명에너지와 하나가 되는 것을 느꼈고, 사랑이 가득 찬, 지극히 평화롭고 온전한 상태를 경험했습니다. 그녀는 이를 “열반”이라고 했습니다. 그녀가 살아서 열반을 경험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가능한 일일 것이며, 이러한 깨달음은 우리가 삶을 사는 방식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좌뇌에서 우뇌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평화롭고 자비로운 삶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이죠.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좌뇌와 우뇌 사이에 존재하는 것과 같은 차이가 사람들의 가치관, 그리고 그들이 인생목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에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자존감이나 건강, 타인과의 우호적인 관계 등으로 표현되는 이른바 내적 가치들과 인기, 이미지 그리고 부의 축적 같은 외부적 성공에 초점이 맞춰진 가치들은 서로 충돌관계에 있어 양립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일 외부적인 이미지나 돈만을 중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자신에 대한 긍정, 이웃과의 관계 등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믿는 가치들은 우리의 행동과 사회 현상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내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에게 관대하고 협력을 잘 하며 환경보호에도 적극적인 반면에, 외적인 성공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경쟁적이고 상대방을 조종하려 하며, 부도덕한 행태를 보일 가능성이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후자의 경우 건강상태나 삶에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고, 스트레스와 불안감은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믿는지가 우리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좌우뇌가 서로 소통을 하는 것처럼 서로 충돌관계에 있는 가치관 사이에도 소통의 여지는 있다고 합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외적인 성공만을 추구하는 사람과 공동체의 중요성 등 내적 가치에 대해 단 몇 분만 대화를 나눠도 그의 생각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rs Vitae 는 바로 이런 소박한 소통을 위한 작은 시도입니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가치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장(場). 짧게나마 좌뇌의 노이즈에서 벗어나 고요하고 평화로운 우뇌로 전환하는 시간입니다. Ars Vitae 는 정보 보다는 지혜를, 물질보다는 보이지 않은 가치들에 대해 소통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궁극적

으로는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인지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의미 있게 그러나 무겁지않게.

 

Ars Vitae 는 이를 위해 매 호마다 하나의 테마를 통해 삶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관점들을 엮어나가려 합니다. 이번 첫 호의 테마는 “inspiration” 즉 영감입니다. 왜 영감이냐고요. 모든 사람에게는 아무리 작더라도 그를 감동시키고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이번 호에 담긴 내용처럼 그것은 누군가의 사랑일 수도 있고, 상상을 초월하는 비극, 영적인 손길, 심지어는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죽음과의 대면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인지에 대한 첫 소통은 바로 이러한 순간들, 사람들, 아이디어들과의 만남으로 인한 삶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이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만난 많은 사람들과 경험들, 책들, 그리고 연구결과들이 Ars Vitae 를 만드는 데 영감이 되었던 것처럼, Ars Vitae 또한 여러분이 잠시 편안하게 이 순간에 머물며 좋은 삶에 대해 생각하는 데 작은 영감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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