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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방식 스물다섯 번째 질문 자신 안에 있는 열정에 몰입하다

시모어 번스타인(90)은 1927년생이다. 미국 뉴저지주에서 태어난 그는 3세 때 친척집에서 피아노와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진 후 음악과 열렬한 사랑에 빠졌다. 이후 피아니스트로 정식 데뷔했고,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많은 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것은 피아노 연주가 아니다. 2015년 봄, 미국의 유명 영화배우 에단 호크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시모어: 서곡 (Seymour: The Introduction)’이 개봉되면서 번스타인은 하룻밤 사이에 언론의 빗발치는 인터뷰 요청을 받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의 나이 88세 때였다.

 

번스타인과 호크는 한 저녁 모임에서 우연히 만났다. 수십년 전에 공개 공연에서 은퇴한 번스타인은 가끔 실내악단들과 객원연주를 하거나 제자들을 가르치고, 작곡하는 음악선생님이었다. 그러나 그날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그에게서 단단하면서도 포용적인 내면의 힘과 음악에 대한 깊은 열정 그리고 영적 지혜를 느꼈다. 그 자리에 있던 한 영국 시인이자 영성가가 호크에게 다큐멘터리 제작을 권유했고, 이 연로한 음악가의 삶을 다룬 영화는 2년 반의 긴 촬영기간 끝에 완성됐다.

 

잊혀져 가던 음악가의 삶이 관객과 평론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스크린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된 번스타인의 음악과 삶에 대한 깊고 진지한 사랑 때문이다. 공연계의 상업성에 질린 그는 공연생활을 떠난 뒤로 오로지 음악을 가르치고, 음악에 대해 글을 쓰고, 오선지 위에 음악을 창조하는 데 그의 모든 시간을 바쳤다. 그가 제자들에게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장면들에는 뭔가를 사랑하여 한 길만을 걸어온 사람에게서 배어 나오는 특별한 감동이 있다. 그는 우리 안에 있는 재능과 내면의 목소리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한다. 누구나 한가지 재능은 갖고 있으며 내면에 있는 ‘영혼의 저장고’와 끊임없이 교감하며 그 열정을 살려 내는 것이 존재의 의미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음악을 향한 그의 열정에는 단순히 재능을 살리는 차원을 넘어서는 특별한 가르침이 담겨 있다. 돈도 화려함도 버리고 50년 넘게 같은 작은 아파트에서 생활하며 그의 정신적·물질적 자원을 모두 음악을 위해 집중하는 모습은 마치 수도승의 삶을 연상시킨다. 그는 삶과 예술이 하나가 되는 경지를 추구한다. 그에게 음악을 사랑하고 이에 몰입하는 것은 “영적·정서적·지적·신체적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는 과정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이런 통합을 음악적으로 이루고는 피아노에 두고 가 버린다”는 것이다. 번스타인은 음악적으로 이룬 통합의 경지, 음악 자체에 내재하는 그 조화의 세계를 다시 삶으로 가져와 삶과 조화시키고, “음악의 해석자뿐만 아니라 삶의 해석자”가 되는 것이 예술과 사람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가르친다. 어느 한 길에 깊이 몰입하여 얻어지는 내적 통합의 경지는 그것이 음악이든 일이든 구도의 과정이나 다름없으며, 중요한 것은 그 깨달음이 다시 삶 속에서 실현되는 것임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번스타인은 말한다. “열정을 느끼는 뭔가에 깊이 몰두하다 보면 삶이 바뀔 수 있고 손을 뻗어 하늘에 닿을 수 있다”고. 그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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