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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방식 스물한 번째 질문 사랑 시간 죽음

최근 책장을 정리하다가 10여 년 전에 선물 받은 뒤 한번도 읽지 않은 책을 발견했다. 달라이 라마가 의미 있는 삶을 위한 구체적인 수행법을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왜 깨달음이 필요한지를 다루는 많은 인상적인 구절들 가운데 마음은 스스로 닦아야 하며 남이 대신 해 주고 자기가 그 결과를 누릴 수 있는 길은 없다는 말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 우연히 참여하게 된 한 티베트 영적 지도자와의 대화가 생각났다. 그에게 어떻게 해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질문이 빗발쳤다. 티베트 지도자는 직접 수행하며 그 길을 가보라고 말했다. 붓다는 싯다르타라는 몸으로 환생했을 때 이미 깨달은 존재였는데도 자신의 삶을 통해 깨달음으로 향해가는 과정을 몸소 보여줬다. 그런데 왜 남의 말 한마디, 남이 쓴 책 한 권을 읽고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가 반문했다.

 

그렇다면 그 길은 과연 어떻게 가는 것이며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나는 사랑과 시간과 죽음을 만났다(원제Collateral Beauty)’라는 영화가 있다.  엉성한 구성으로 혹평을 받았지만 나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 영화는 잘나가는 광고회사 대표가 직원들에게 물건을 잘 팔 수 있는 광고를 만드는 법에 대해 강의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모든 사람은 하나같이 공통된 관심사로 연결되어 있다. 이를 광고에서 다뤄야 한다. 바로 사랑, 시간 그리고 죽음이다. 모든 사람이 사랑을 갈구하고, 시간이 더 많았으면 하고 바라고,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던 그가 어린 딸을 병으로 잃고 난 뒤 세상의 모든 불행을 짊어진 듯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는 가슴에 쌓인 분노와 상실감을 세 통의 편지에 퍼부은 뒤 우체통에 넣는다. 수신자는 사람이 아닌 바로 사랑, 시간, 죽음. 죽음은 왜 딸을 데려갔는지, 시간은 왜 소중한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지, 자신은 더 이상 사랑을 원치 않는다는 그의 고통과 원망이 담겨 있다.

 

보다 못한 그의 친구들은 배우들을 고용해 사랑, 시간 그리고 죽음으로 나타나 그가 편지에 던진 질문에 답하게 한다. 마치 그리스 비극의 한 장면처럼.

 

비현실적인 설정이지만 주인공은 그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그의 슬픔과 울분을 쏟아내고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며 깨닫는다. 자기뿐만 아니라 자기 가까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사람은 누구나 언제 올지 모를 죽음, 되돌이킬 수 없는 시간, 사랑에 대한 목마름과 맞닥뜨려 있다는 것을. 이 삶의조건들이 인간을 모두 하나로 연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기가 늘 얘기했던 것처럼.

 

달라이 라마는 책의 첫장 첫 문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전 세계 많은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들이 항상 가족이나 친구처럼 느껴진다. 사실 우리 모두는 이미 서로를 깊이 알고 있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모두 고통을 줄이고 행복해지고자 하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기에.”

 

우리 모두 같은 배를 탄 채 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것. 이 진한 연민이 마음수행의 길이 시작되는 지점 중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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